[뉴스타임24=김혜림 기자] 전남 장성의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환자 등 21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119가 단 4분만에 도착해 진화에 나섰지만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28일 오전 0시27분께 장성군 삼계면 ‘효사랑요양병원’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를 통해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불이 난 요양병원 별관 2층 건물에서 진화를 벌였지만 환자와 간호사 등 21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사망한 환자들은 대부분 70대~80대 고령으로 몸이 불편해 홀로 대피하지 못하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요양병원 별관 1층에 있던 44명은 대피했다. 2층에는 35명이 있었으나 대피한 환자는 7명이었다. 나머지 28명이 사상한 것이다.

요양병원 본관에도 환자 등 254명이 머무르고 있었지만 119대원들의 대피유도로 사망자나 부상자는 없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사상자 28명은 광주 첨단병원 등 광·주전남 총 14개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다. 사망자 전체 21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 정확한 신원이 나오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이날 신고접수 4분만인 0시31분에 도착 후 진화에 나서 0시55분께 완전히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별관 2층 빈 병실에서 최초 불이 난 것으로 보인다”는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80대 치매환자를 유력한 방화 용의자로 체포했다.

전남 장성경찰서는 28일 방화 혐의로 요양병원 환자 김◯◯ 씨(81)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상세 불명의 뇌경색증’으로 지난 5월1일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김 씨가 침구류에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남 장성경찰서에 따르면 CCTV(폐쇄회로TV)에 김 씨가 이날 오전 0시25분 입원해 있던 병실(3002호)에서 혼자 나와 침구류로 보이는 물체를 들고 화재가 처음 발생한 병실 3006호로 들어가고 화재가 발생한 직후 병실을 나오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고 했다. 또한 방화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라이터 잔해물을 확보했다.

김 씨는 경찰조사에서 현재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씨가 ‘중풍’의 일종인 ‘뇌경색증’을 앓고 있으나 담당의는 경찰조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김 씨가 방화를 한 이유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다량의 유독가스를 발생시킨 물체가 무엇인지도 수사를 통해 밝힌다는 계획이다.

또 병원 측 관계자를 소환해 화재 당시 병원 측이 취한 조치가 적정했는지 여부도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화성 물질은 현재까지는 발견된 것이 없다”며 “치매환자가 어떻게 라이터를 가지고 있었는지는 향후 수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씨가 병원 측 조치에 불만을 품고 있을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통해 밝히겠다”면서 “향후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서는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