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24=민경범 기자]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 모(45) 경위의 유서가 공개됐다.
14일 저녁 서울 강동구 명일동 성당에서 최 경위의 형(56)은 기자회견을 통해 “유서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동생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이를 세상에 알리고자 호소한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공개한 최 경위의 유서는 총 14장 가운데 가족과 관련된 내용을 뺀 8장을 복사해 공개했다.
최 경위의 유서를 보면 “제가 정보관으로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접했으나 그 중 진정성이 있던 아이들은 세계일보 조 모 기자와 조선일보 김 모 기자였다”며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BH(청와대)의 국정 농단’은 저와 상관없고 단지 세계일보 조 모 기자의 기사로 인해 제가 이런 힘든 지경에 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일보 김 기자도 제가 좋아했던 기자였는데 조선에서 저를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몰고 가 너무 힘들게 됐다”며 “제 동료이자 아우인 한 모(44) 경위가 저와 친하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이런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오게 된 것도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또 “세상의 멸시나 경멸을 참을 수 있다. 그러나 진실은…”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최 경위 유서에는 한 경위에게 보내는 편지도 포함됐는데 “너무 힘들어 하지 마라. 나는 너를 이해한다”며 “민정비서관실에서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회사(경찰) 차원의 문제”라며 “이제라도 우리 회사의 명예를 지키고 싶어 이런 결정을 한다. 너무 힘들었고 이제 편안히 잠좀 자고 쉬고 싶다”고 했다.
또 “절대 나로 인해 슬퍼하지 말고 너의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거라”며 “부탁하건대 내가 없는 우리 가정에 네가 힘이 되어 주길 바란다. 나는 너를 사랑하고 이해한다”고 적혀있었다.
세계일보 조 모 기자에게도 “많이 힘들텐데 내가 만난 기자 중, 너는 정말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동생이었다. 그동안 감사했다”는 글을 남겼다.
최 경위의 유서에는 “경찰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지만 이번처럼 힘 없는 조직임을 통감한 적이 없다”며 “힘 없는 조직의 일원으로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많은 회한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당당하게 공무원 생활을 했기에 지금은 행복하다. 감사하다”는 내용도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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