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있으나 주인이 되지 못하는 한 청년과 나라는 빼앗겼지만 그 나라의 주인이었던 청년들의 만남과 의욕도 꿈도 잃고 모험 따위는 원치 않는 무기력한 21세기의 젊은이, 김상복과 조국의 독립을 위해 치열하고 담대하게 맞서 싸운 청년 김상옥과 의열단의 이야기를 시간 여행을 통해 교묘하게 얽히는 청년들의 만남을 통해 같은 땅에서, 같은 나이에 그러나 다른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청년들.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며, 무엇을 위해 살아가게 되는 것일까? 우리는 과연 어떻게,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에 질문을 던진다.
두 청년의 만남으로 유쾌·상쾌·통쾌하며 만주와 상해, 경성을 넘나들며 숨가쁘게 질주하는 이들의 모습은 스펙타클-환타지-음악-코메디-살짝 로맨스-역사극의 재미를 제공한다.
2013년에 불령 선인 라는 제목으로 NH 아트홀에서 초연된 이후, 작/연출 이해성과 극단 고래를 통해서 새롭게 탄생되어 오는 4월 23일부터 5월 3일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소극장의 규모를 무색하게 방대한 스케일과 빨간시, 살을 통해 단단하게 다져진 극단 배우들의 유려한 하모니가 작품의 볼거리를 더하며 30명에 가까운 출연진이 배출해낼 환상적이고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2003년 1집 앨범 아리랑 소리꾼 최은진의 다시 찾은 아리랑으로 데뷔했고 공연에 악사이자 이야기꾼으로 오빠는 풍각쟁이, 고향, 화류춘몽 등 애절하고 구슬프고 해학이 담긴 목소리로 분위기를 맛깔스럽게 한다.
하루하루 자신의 밥벌이만 신경 쓸 뿐, 사회, 정치 문제에는 전혀 관심 없는 28세의 청년 김상복. 우연한 기회에 김상복은 광장에서 일제에 항거한 의사 ‘김상옥’ 동상 역할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광장에서 벌어진 집회에 휘말려 물대포를 맞게 된다. 이로 인해 김상복은 시간여행을 통해 1921년 경성에 떨어지게 된다.
그 곳에서 김상옥이라고 오해를 받은 김상복은 일본형사 미와에게 고문을 당한다. 상복은 김상옥이 아니라고 항변을 하지만 소용없다. 의열단 단원인 길현옥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출한 상복은 만주를 통해 상해로 넘어간다.
상해에서 진짜 ‘김상옥’을 포함, 당시 독립운동을 하고 있던 청년들을 만나게 된다. 김상옥과 똑같이 생겼다며 같이 독립운동 할 것을 요청받는 김상복은 처음에 이 제안을 거부하지만 결국 받아들이게 된다. 이들과 함께 지내며 김상옥의 행동과 말투를 배우면서 김상복은 서서히 김상옥이라는 인물을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2015년에서 온 상복은 ‘김상옥’이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상복은 그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자신과 가족을 희생해가면서 왜 그런 고통을 피해가지 않는 것인지. 상복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간다.
과연 상복은 자신의 삶 속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아니면 김상옥의 죽음을 막고,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
상복과 김상옥은 결국 상해에서 경성으로 잠입하여 거사를 준비하고, 일제형사인 미와는 김상옥의 냄새를 맡고 밀정을 통해 이들을 추격한다는 줄거리이다.
불량한 장년 연출 이해성은 “지금 이 불량한 시대의 어둠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또 이 시대의 청년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내 질문들은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그리고 100년 전의 역사 안에서 현재의 모습을 보았다. 지금이 그때만큼이나 어둡기 때문이다.” 라고 이어 “세월이 흘러 백년 뒤에 사람들은 이 시대의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지금 내가 불령선인들을 바라보는 마음일까?.아니면 지금 살고 있는 불량청년들을 바라보는 마음일까?. 그런데 나는 불량청년인지 선량청년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라고 연출의 의도를 밝혔다.
지춘성, 선종남, 정인겸, 전형재, 정원조, 유성진, 이소영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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