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모드 | 로그인 | 회원가입
2024년05월02일thu
티커뉴스
OFF
뉴스홈 > 뉴스 > 영화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등록날짜 [ 2015년05월16일 10시54분 ]


 

#1
구덩이 안에 한 여인이 누워있다. 죽은 듯 누워있고 사람들이 주위에서 슬픔으로 애도하고 있다. 사진 찍어도 되는지 묻고 사진을 찍는다. 계속 애도의 기도소리는 계속된다. 갑자기 여인이 눈을 뜨고 일어선다...

다른 방으로 연계되어 목욕을 하고 옷을 입는다. 그리고 방탄조끼처럼 폭탄을 몸에 두른다. 손에는 기폭장치를 쥐어준다...

긴 그리고 짧은 2대의 카메라를 멘 여인은 그 여자를 태운 차량에 따라 오르기를 청한다. 얼굴을 주변을 표정을 슬픔을 절망을 죽음의 그림자를 찍는다. 모두가 불안하다. 폭탄을 몸에 두른 여인도 운전하는 남자도 사진을 찍는 여인도...  영화를 보는 우리도 불안하다...

검문을 지난다. 특별한 제지를 받지 않고 통과한다...  한숨이 쉬어진다. 죽음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카메라를 멘 여인은 죽음의 문 바로 앞에서 급하게 내려달라고 외친다. 지금!여기 내려달라고 한다. 그리고는 카메라를 들어 여인의 얼굴을 찍는다.  찍지 말았어야 했다.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마지막 순간의 진실을 담으려는 자는 죽음과 삶의 경계에 서 있다.

카메라로 여인의 모습을 찍는 순간을 본 군인들이 그 차량을 다시 검문한다. 운전사는 신분증을 보여주지만 이내 질문에 답변이 막히고 갑자기 도망을 친다. 뒷자리에 앉아있는 여인을 검문하고 심문하는 군인. 실랑이 그리고...


카메라를 든 여인은 폭탄이라고 외친다. 피하라고 외친다. 그리고 폭탄이 터진다.


찍지 말았어야 했다.
그런데 ~ 그런가? 찍지 말았어야 했을까?
원하는 장소에 가서 폭탄을 터뜨렸어야 했을까?  원하는 장소 원하는 사람?  폭탄의 목적지가 있었을까? 아니 없었을까? 폭탄으로, 죽음으로 그냥 외치고 싶었을까? 부당하다고...?
이 사람들이 죽고, 다른 사람들이 살았다는 것이 다른 사람이 죽고 이 사람들이 살았어야 한다는 것으로 바뀌면 무엇이 더 나은 걸까??


폭탄을 몸에 두른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검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찍는 사람이 있다.
각자의 전쟁이 다르다.
피하라고 이야기 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 전까지 말할 수 없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그 사건에 들어가지 않는다. 옆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냥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폭탄이라고 외친다.
어쩌면 당연한 외침이 어색한 흐름으로 여겨진다. 숨기는 자의 사진을 찍는 이의 흐름에서 어느 순간 죽음을 피하라고 외치며 폭탄이 있음을 알아서 피하도록 하는 외치는 이로 바뀌어 있다. 사진을 찍도록 허락한 이들에게는 비밀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는 순간이다. 다른 대안은 없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없어 보인다. 폭탄이라고 외치지 않아도 그 순간 폭탄은 터질 것이다.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이 보인다.
그 외침에 주변의 몇 사람은 죽음의 문에 들어갔다가 닫히기 전에 빠져나왔을 것이다.


폭탄이 터지고 카메라를 든 여인도 폭발의 충격에 튕겨나간다.
그리고 다시 일어난다.
그리고 카메라를 든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쓰러진다.


#2
병원... 남자... 집... 가족...
돌아왔다. 집으로,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안도감 그리고 슬픔.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해도 죽음의 언저리를 헤매는 아내를 지켜보는 남자는 사랑하는 만큼의 고통으로 ?죽음의 공포를 느낀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 한 번의 죽음이 아니라 매 순간의 죽음의 칼날위에서 곡예하는 이를 지켜보는 두려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자기를 내려놓으려 애쓰는 여인
‘너는 그럴 수 없어’
머리가 시켜서가 아니라 가슴이 시켜서 떠난다는 것을 아는 남자는 여자를 믿지 않는다. 이미 얼마나 많은 떠남이, 절망이, 두려움이 있었을까.
사랑하지만 헤어짐을 준비한다.


#3
아이가 있다.
엄마의 사랑이 듬뿍 필요한 아이와 엄마를 꼭 빼닮은 소녀가 있다.


눈이 맑은 소녀는 슬픔도 두려움도 분노도 사랑도 하나 빼먹지 않고 지켜본다.
안전하다는 그 위험한 말을 방패삼아 아프리카로 소녀와 엄마는 떠난다.
그리고 ...
/거친 시간/이 다가온다.
거친 시간은 인간으로 하여금 가장 빠르게 숨김없는 진심으로 데려간다.

여자는 시간이 지나고 ...
그 시간을 후회하지만 ...
모두가 알고 있다.
그 시간의 결정이 진심이고 가슴이 시킨 일이며, 수 천 번 다시 그 시간이 다가와도 똑같이 할 거라는 걸 안다.
빨간색은 그냥 빨간색이기 때문이다.


진실은 위험하다.
진실은 인간으로 하여금 그 상태에 머물게 하지 않는다.
오르거나 내려가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도록 사납게 밀어붙인다.
못 본 척, 안 본 척하는 것은
머무르는 것이 아니고 비겁함을 더하여 내려가는 것이다.


거친 시간에 진실과 대면한 소녀는 어둠의 시간에 침잠한다.


맑은 눈의 소녀는 본 것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슬픔, 분노, 그리고 드디어 사랑과 용기.
맑은 눈과 바른 생각은 이해에 닿는다.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힘은 그 흔한 말 사랑이다.


#4
이전과 다른 떠남이 있다. 
보내주는 사람도 떠나는 사람도 이전과 같지 않다.
죽음의 냄새까지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슬프지 않은 것이 아니지만 슬픔을 받아들인다.
눈물이 나지 않는 것이 아니지만 눈물을 받아들인다.


자신의 심장과 대화를 하며 사는 사람은 신과 대화를 하며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신이 준비한 내일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마치도 종이비행기가 바람에 몸을 맡겼다가 서서히 안착하는 것처럼
슬픔도 분노도 괴로움도 고독도 죽음도 모두 그 안에 담겨 있는 줄 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사랑으로 싸여있는 줄 안다.


전사(戰士)가 되고
또 하나의 잔다르크가 된다.

 

 

조규주 비평가|master@inewstime24.com
< 저작권자 ⓒ 뉴스타임24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올려 0 내려 0
조규주 비평가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영화 <간신>, 100만 관객 돌파 기념 스페셜 포스터 공개 (2015-06-10 15:38:07)
황정민-강동원. 영화 ‘검사외전’ 캐스팅 (2015-05-13 09:38:14)
여주시사, 시민과 함께 만든다....
2024 여강길걷기축제 ‘천년도...
세계를 품은 여주시, 다문화 화...
양평군, 어린이 대축제 ‘우리...
양평읍체육회, 갈산누리봄축제 ...
13만명 다녀간 제14회 양평 용...
양평군불교사암연합회‘2024년 ...
현재접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