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24=박영희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과 관련해 “정작 국민들로부터 심판받아야할 사람은 대통령 자신이며 대통령은 국회와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문 대표는 26일 국회 본관 중앙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메르스 무능과 거부권 행사에 대한 우리 당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정부무능에 대한 책임면피용이자, 국민적 질타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치졸한 정치이벤트에 불과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표는 “어제 대통령은 메르스와 가뭄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외면한 채 한국 정치를 악성 전염병에 감염시켜버렸다”면서 “의회능멸이 도를 넘었고, 경제무능의 책임을 의회에 떠넘기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국민 고통을 외면한 채 정쟁을 부추기고 있는 까닭이 무엇인지 의심스럽고 할 수만 있다면 국회를 해산해버리고 싶다는 태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한 달 국민이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는 동안 정부와 대통령은 국민 곁에 없었다. 이것만으로도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면서 “야당은 국가적 위기 앞에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고 국회법도 의장 중재를 받아들이는 대승적 결단을 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대통령의 정쟁선언”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행정부가 법 위에 군림하는 건 국회 입법권에 대한 정면도전이자 헌법정신의 유린이자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대통령은 민생법안을 통과시켜 주지 않아 경제가 어렵다고 국회 탓을 하지만 이는 국민을 속이는 끔찍한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3년 박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1만4천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했고 야당이 처리에 협조했지만 지난 3월까지 고작 170여개의 일자리밖에 창출하지 못했다며 대통령에게 “이것부터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문 대표는 “국민은 지금 메르스, 가뭄, 민생고와 싸우고 있지만, 대통령은 국회, 국민과 싸우고 있다.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무책임의 극치”라면서 “민생을 살리는데 전력하지 않으면 국민이 대통령과 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국회법 개정안 자동폐기 추진은 자기배반이자 청와대 굴복선언으로, 여야 합의를 뒤엎으면서 국회의 존재가치를 부정하고 대통령의 뜻에만 따르겠다면 삼권분립과 의회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면서 “새누리당이 복종해야 할 대상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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