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24=박영희 기자】국가정보원이 이탈리아 보안업체로부터 해킹 소프트웨어인 ‘리모트컨트롤시스템(RCS)’을 구입했고 각종 기술 문의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프로그램 구입 사실은 시인했으나 우리 국민을 상대로 활용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에 따르면 이병호 국정원장은 14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정원은 프로그램을 구입하고 ‘카카오톡’ 적용이 가능한지 이메일을 통해 문의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입 물량이 소량이고, 목적도 북한의 해킹을 대비하기 위한 연구용일 뿐 시민을 대상으로 해킹한 적은 결코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병호 국정원장은 언론보도 전까지 “사실을 몰랐다”면서 “과거와 같이 국민을 대상으로 이런 (해킹)활동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만약 그렇다면 어떤 처벌도 받겠다”고 강조했다.
이 국정원장은 “이 소프트웨어를 법을 어겨가며 우리 국민에 활용한 바 없고 활용할 이유도 없다. 언론에서 제기되는 민간사찰용, 선거활용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국정원이 구입한 소프트웨어 수량이 20명분의 소량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방부 등 35개국 97개 정보·수사 기관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으나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더라도 국가 보안상 철저히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현안보고를 통해 지난 2012년 1월과 7월 이탈리아 ‘해킹팀’으로부터 각각 10명분씩 모두 20명분의 RCS 소프트웨어를 구입했으며, 구입 목적은 “대북 및 해외 정보전을 위한 기술 분석과 연구개발용”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이 최근 2만 5천대의 우리 국민 휴대전화를 해킹해 금융정보를 빼갔고, 국정원은 이러한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고자 국제사회에 통용되는 최신 기술을 연구해야 했다”면서 “이를 위해 관련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고 해킹팀 본사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카톡 적용 문의 논란에 대해 “북한을 대상으로 공작원들이 카톡도 쓰기 때문에 그에 대해 문의하고 기술 개발을 위해 이메일을 주고받았다”고 해명했다.
여야 정보위원들은 해킹 관련 의혹을 완벽하게 해소하고자 이르면 이번 주 중에 국정원을 방문해 현장 조사를 하기로 했다.
앞서 국내 ‘육군 5163부대’가 이탈리아 해킹업체인 ‘해킹팀’에 카톡 해킹 기술 관련 상황을 물었다는 내용의 문서가 최근 ‘위키리크스’를 통해 인터넷에 유출됐고, 이 부대가 국정원이 대외활동 시 사용하는 이름이라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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