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임24=임동현 기자】 아키히토 일왕이 일본의 패전 70주년을 맞은 추도식에서 처음으로 ‘깊은 반성’을 언급해 전날 침략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언급하지 않은 아베 총리와 반대된 모습을 보였다.
아키히토 일왕은 15일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 일본부도칸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여기서 과거를 돌아보고 앞선 대전(大戰)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전 국민과 함께, 싸움터에서 죽고 전화(戰禍)에 쓰러진 사람들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추도의 뜻을 표명하며 세계의 평화와 우리나라가 한층 발전하기를 기원한다”면서 “평화의 존속을 갈망하는 국민의 의식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오늘의 평화와 번영을 쌓아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키히토 일왕이 추도식에서 전쟁에 대해 ‘깊은 반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신문은 이날 일왕의 메시지에 대해 “과거의 추도식보다 한층 파고든 표현이 여기저기 반영된 점이 강한 인상을 준다”면서 “전후 70년이 지나서 전몰자 추도와 평화의 계승에 위구(危懼, 염려하고 두려워함)의 뜻을 품고 있다는 증거”고 논평했다.
아키히토 일왕의 이번 발언은 14일 담화에서 일본의 가해 행위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안보법안을 밀어붙여 위헌 논란을 낳은 아베 총리에 대한 일종의 정치적 도전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에서 아직 일왕을 국가의 상징이자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일왕의 ‘깊은 반성’ 문구가 아베에게는 타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아베 총리가 안보법안을 밀어붙인 것이 전쟁을 원하지 않는 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일왕의 발언이 국민들에게 끼칠 영향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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