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공동취재단=문 우 기자】 북한이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입경한 남측 기자단의 노트북을 무리하게 들여다보면서 ‘언론 통제’ 논란이 일고 있다.
북측의 무리한 요구에도 정부는 상봉행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 등을 이유로 별다른 대책 없이 끌려 다니고 있어 사실상 언론 통제를 ‘방조’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통일부는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있을 남북 이산가족 상봉 2차 행사에 동행할 기자단에게 ‘새 노트북’을 지급할 예정이며 2차 행사를 취재할 기자단은 이 노트북을 가지고 입경할 수 있다고 21일 밝혔다.
방북을 코앞에 두고 백지 상태의 노트북이 지급되는 셈인데, 이는 뻣뻣한 태도로 일관하는 북측의 요구가 사실상 받아들여진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산가족 상봉 첫날인 지난 20일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 1차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입경하는 남측 기자단 29명의 노트북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였다.
애초 북측은 노트북을 모두 걷어 검사한 뒤 숙소로 가져다주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기자단이 이를 거부하면서 현장에서 검사가 진행됐다.
북측 관계자들은 기자단 29명의 노트북에 저장된 파일들을 일일이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자들이 항의했고, 북측이 이에 “법과 원칙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분위기가 냉랭해지기도 했다.
결국 기자단을 제외한 상봉단이 먼저 금강산으로 출발했고, 기자단은 예정됐던 일정보다 30분 정도 늦어진 오후 2시께 이산가족 면회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북측의 태도에 대해 남측 기자단은 지나친 사전 검열로 언론 자유가 침해된다는 입장이다.
북측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 정부가 별다른 대책 없이 저자세만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통일부는 이날 밤 입장을 내고 “우리 측은 어제 통관 과정에서 기자단 대상 노트북 전수조사 등으로 상봉행사 일정이 일부 지연된 것에 대해 북측에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상봉행사의 원만한 진행에 협력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향후 상봉행사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북측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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