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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5년10월26일 14시59분 ]

【이산가족 상봉 공동취재단=문 우 기자】 작별상봉 중간에 가끔씩 정신이 돌아와 아들의 이름을 부르고, “며느리에게 주려고 끼고 있던 반지”라며 붉은색 알이 박힌 금반지를 아들 손에 쥐어 주던 김월순(93) 할머니.


작별상봉 막바지에 다시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던 김월순 할머니는 큰아들에게 “같이 안가?”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버스에 올라타고 말았다. 한참 동안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던 김 할머니는 갑자기 뭔가 기억난 듯 창 너머 아들을 바라보며 오열했다.


26일 오전 금강산호텔 연회장은 오열과 통곡으로 가득찼다. 상봉 시간이 10분 남았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울음소리는 더욱 커졌다.


군 생활 중 행방불명됐던 큰오빠 배상만(65)씨를 43년 만에 만난 순옥(55·여)씨는 “오빠랑 헤어지기 싫다”며 떨어지지 않으려했다.


북측 관계자가 “차에 올라타서 만납시다”라고 말리자 계단에 주저앉아 오열하고 말았다. 계속 오빠를 찾던 순옥 씨는 북측 관계자에게 “딱 한 번만 만지게 해달라”며 애원했다.

▲ ‘제20차 이산가족상봉’ 2회차 상봉 둘째 날인 25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양측 가족들이 아쉬운 헤어짐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금강산 사진공동취재단


애틋했던 2박3일 간의 만남을 뒤로하고 또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앞둔 전규명(86)·한음전(87·여) 부부는 나란히 휠체어에 앉아 과자를 건네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전 할아버지가 아내의 손을 꼭 잡으며 “고마워, 걱정하지마, 이젠 다시 못 봐”라고 말하자 한 할머니는 “살아있는 거 알았으니 원 없어, 생일날 미역국 계속 떠놓을게, 걱정말고 잘 가슈”라며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나 한 할머니는 전 할아버지의 휠체어가 상봉장을 빠져나가자 목을 빼며 바라보다가 휠체어에서 떨어졌다. 북측 관계자가 달려와 부축하자 “영감 갔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전 할아버지가 구급차에 누워있다는 소식에 아들과 함께 구급차로 간 한 할머니는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전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는 끝내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석주(98) 할아버지는 아들 리동욱(70)씨에게 “묘향산, 백두산, 구월산 가보고 싶다”며 아들, 손자와 모여 가족사진을 찍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측 가족들이 상봉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이 할아버지는 북측 아들을 한참 바라보다가 “과식하지 말고, 술도 과식하지 말고”라며 한참동안 떠나지 못했다.


남측 가족들이 버스에 탑승을 완료한 뒤 북측 가족들이 배웅하기 위해 버스 옆으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남측 가족들이 탄 버스의 창문이 대형 통유리로 제작돼 열리지 않은 탓에 앉은 곳을 찾지 못하고 지나치는 북측 가족들도 적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버스에 앉은 남측 가족들은 창문이 깨질 듯 두드리며 고함을 질렀지만 밖에서는 창문을 두드리는 둔탁한 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 하염없이 흐느끼던 이금석(93) 할머니는 아들 한송일(74)씨와 며느리 리미렬(70)씨가 다려와 버스 창을 두드리며 “건강하시라”고 외치자 입모양을 보고 알아들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어머니와 아들은 두꺼운 통유리를 사이에 두고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손을 맞대며 울었다.


아들을 또다시 북측으로 보내야 하는 이복순(88) 할머니는 버스 안에서도 몸을 떨며 오열했다. 딸을 북측에 두고 내려가야 하는 김현숙(87) 할머니는 맏손녀 미영(43)씨의 손을 잡고 쉼없이 울었다. 김 할머니는 “내가 다시 만날 때까지 악착같이 살겠다고 큰맘먹고 온 건데, 오늘 내가 가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권명수(84) 할아버지는 버스 뒤쪽에 창문이 열린 틈을 이용해 북측 여동생 선희(72)씨와 명희(71)씨의 손을 놓지 않았다. 여동생들은 조카에게 “아버지(오빠) 잘 모시라”고 당부했다. 북측 안내원이 말리는데도 70대의 여동생들은 까치발을 들고, 점프하며 한 번이라도 더 오빠의 손을 잡으려 애썼다.


남측 가족들은 배웅하러 나온 북측 가족들을 향해 울부짖으며 뭔가를 계속 말했으나 버스 유리창에 가로막혀 밖에 있던 가족들은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다. 남측 이산가족을 태운 버스는 이들의 바람을 뒤로한 채 11시50분께 금강산호텔을 빠져나갔다.


이날 작별상봉까지 마친 남측 가족 254명은 오후 1시 30분께 금강산을 떠나 육로로 고성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과, 오후 5시 20분께 첫 집결지였던 속초 한화콘도에 도착한 뒤 해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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