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뉴스타임24 = 김한솔 기자】 6일 오후 서울 을지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공식 기자회견은 많은 질문과 함께 예정시간을 넘겨 약 2시간 넘게 진행됐다.
기자들의 질문은 당연히 2년 동안 지내온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이었다.
올해 BIFF는 69개국 총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영화의전당 등 부산 지역 5개 상영관 34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이 중 월드프리미어 부문은 96편(장편 66편, 단편 3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부문은 27편(장편 25편, 단편 2편), 뉴커런츠 상영작 11편이다.
초청작 수는 지난해 75개국 304편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전반적으로 예년과 비슷한 규모로 열리게 됐다.
개막작은 한국 장률 감독의 <춘몽(A Quiet Dream)>이, 폐막작은 이라크 후세인 하산 감독의 <검은 바람(The Dark Wind)>이 선정됐다. 특히 개막작으로 한국 작품이 선정된 것은 2011년 <오직 그대만> 이후 5년 만이다.
위 내용은 기자회견장에서나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된 올해 치루어질 부산국제영화제 행사의 부분이다.
영화계의 일각에서는 부산광역시와 부산국제영화제의 ‘내홍’으로 말하고 있지만 단순 국제영화제 일이 아니었다.
지난해 다큐영화 <다이빙벨>은 도구에 불과한 것이고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입맛에 맞는 영화제로 만들려다 실패한 사례인 것이다.
감사원 감사, 서 시장의 조직위원장 자진사퇴, 이용관 집행위원장 검찰고발, 국내영화계의 올해 BIFF 보이콧 등 영화계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한 일들은 부산시가 만들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딴지(?)’ 걸었던 부산시는 올해 일찌감치 줄어든 예산이지만 예산을 집행했고,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에 전화를 걸어 프로그래머들이 해외로 출장을 갔냐는 질문을 계속해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20회가 넘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되지 못할 경우 부산시나 서병수 부산시장의 딜레마는 엄청나게 몰려오게 된다.
이 때문에 부산시 담당자들은 오히려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직원보다 더 ‘안달(?)’이 나면서 사무국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
한 때 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시를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간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을 떠나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는 상태에서 부산시가 ‘딴지(?)’건다고 옮긴다는 것은 유치한 방식일 수 밖에 없다.
올해 5월까지 프로그래머들은 영화 선정을 못하고 있었다. 그 당시 한 프로그래머는 올해 영화제가 못열릴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숨은 실력(?)자가 있었다. 지난해부터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었던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큰 일을 해냈다.
부산국제영화제 한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강 집행위원장이 서 부산시장을 만나 “영화제를 할꺼냐 말꺼냐” 식의 단판을 지었다고 전했다.
부산시장이 “하자”라는 말이 나오면서 부산국제영화제 임시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하는 등 급속도로 추진됐다. 준비 기간이 촉박했지만 영화제 사무국과 프로그래머, 스태프들의 노력의 결과가 보였다. 지난해보다 영화 편수가 적지만 69개국 301편으로 유치했고, 당초 우려와 달리 마지노선인 300편을 넘겼다.
또 부산국제영화제가 급히 해결한 사항은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영화인 비대위)’의 4개 단체 보이콧에 대해 어떻게 설득을 하느냐이다.
영화인 비대위 9개 단체에서 4개 단체가 보이콧 철회했지만 1개 단체 유보, 4개 단체 보이콧 유지이기 때문에 특히, 보이콧을 유지하겠다는 4개 단체에서 개인 참여까지 막는다면 부산국제영화제는 타격이 있을 수도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임시총회 뒤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다.
짧은 준비기간 때문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부산국제영화제는 잘 치루어져야 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의 소유물이 아닌 우리나라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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