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 김한솔 기자】 공식기자회견에서 발표하기 전에 극비로만 여겨지던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개막작이 기자회견 나흘을 앞두고 발표가 됐다.

7일 한 매체가 올해 BIFF의 개막작으로 문근영 주연의 영화 ‘유리정원(신수원 감독)’이 선정됐다고 인터넷에 보도하자 다른 매체도 이 매체의 보도를 베껴쓰듯 연속적으로 발표를 했고, 급기야 뉴스전문채널에서도 올해 BIFF의 개막작을 보도했다.

하지만 이 내용이 어디서 어디서부터 나왔는지 밝혀지지 않는 상태에서 BIFF 사무국측은 이 내용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오는 11일 개막 기자회견 때 공식적으로 밝히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특급보안으로 여겨지던 개막작이 발표되면서 보안이 허술하다는 비판과 함께 올해 BIFF의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BIFF의 경우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 타계와 더불어 박근혜 정권이 탄핵으로 물러나면서 BIFF의 적폐를 청산하자라는 영화제 밖에서 여론이 뜨겁게 떠오르는 상태다. 이에 김동호 BIFF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영화제를 마치는 대로 사퇴하겠다는 선언을 한 뒤라 영화제의 준비과정과 보안의 미흡한 점을 나타내고 있다.

사실 영화계의 한 편에서는 적폐청산으로 김동호 이사장의 퇴진을 봄부터 요구해왔다. 그러나 묵묵부답으로 질질 끌다가 BIFF 직원의 성명서가 발표되자 사퇴 발표를 했다. 하지만 김동호 이사장은 BIFF에서 물러난다 해도 충무로뮤지컬영화제의 요직을 맡고 있어 영화계의 적폐청산이 되지 않는다. 단지 직장을 옮기는 영화제를 옮기는 것 뿐이다.

더군다나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판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지시로 부산시에 영화 ‘다이빙 벨’ 상영 재고를 요청했다고 진술했고, 영화가 상영되자 BIFF에 대한 지원 배제 지시를 영화진흥위원회에 전달해 의결과정에 부당 개입했다고 인정했다. 사실 다음 해에 14억9000만원이던 BIFF의 예산이 8억원으로 줄었다.

이어 “처음에는 전액 삭감이던 방침을 절반 삭감으로 바꾸었다”는 진술도 했다.

김동호 이사장의 당시 위치였다. BIFF를 보호할 위치였는데도 불구하고 보호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현재 영화제 안에서 누가 일부러 개막작을 언론에 흘린 것이 아니냐는 설이 나오는 가운데 왜 개막작을 언론에 누설했는지에 대해 파악이 안되고 있다.

개막작 사전 유출은 2009년 제14회 때도 한 차례 있었다. BIFF 관계자는 “현재로는 이번 보도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고, 이번 경우에는 실수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문근영은 영화업계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급성구획증후군으로 투병하던 가운데 BIFF로 활동을 재개한다”면서 말했고, 문근영 소속사는 “이번 제22회 BIFF에 문근영이 ‘유리정원“의 주연 배우로서 참가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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