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이야기 = 임동현 기자】 길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이하 <셰이프 오브 워터>)이 제90회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다.
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셰이프 오브 워터>는 작품상과 감독상(길레르모 델 토로), 미술상, 음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길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영화를 좋아했던 멕시코 소년이 자라서 이렇게 영화를 만들었다. 판타지를 이룬 이야기를 하고 싶다. 여기 문이 있다. 두드리고 들어오기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아카데미 최다 노미네이트 작인 <셰이프 오브 워터>는 목소리를 잃은 청소부 엘라이자(샐리 호킨스 분)와 비밀 실험실에 갇힌 괴생명체와의 만남을 그린 로맨스 판타지로 74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과 75회 골든글로브 감독상, 음악상을 받았으며 올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강력한 작품상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 (왼쪽부터) 남우조연상 샘 록웰, 여우주연상 프란시스 맥도맨드, 여우조연상 엘리슨 제니, 남우주연상 게리 올드만 (출처=아카데미 시상식 홈페이지)
남우주연상은 <다키스트 아워>에서 윈스턴 처칠 수상을 실감나게 연기한 게리 올드만이, 여우주연상은 지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화제를 모은 <쓰리 빌보드>에서 딸을 살해한 범인을 잡지 않으려는 경찰에 맞서는 어머니를 연기한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받았다.
생애 처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게리 올드먼은 "영화에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20년이 지나서 이 상을 받게 됐지만 기다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오래 살아왔고 사랑과 우정을 받아왔다. 정말 멋진 선물을 계속 받아왔다"고 말했다.
프란시스 맥도맨드는 "지금 이 순간, 저와 같이 후보에 오른 여성 배우들, 모든 부문에 후보에 오르신 여성분들, 제작자, 감독, 작가, 촬영감독, 작곡가, 디자이너 모두 일어나달라"고 말한 뒤 "우리는 모두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여러 프로젝트가 있다. 하지만 며칠간 사무실에 가지말고 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자. 포용이 옳은 길이다"라고 말해 '미투 운동' 지지 의사를 표하며 박수를 받았다.
남우조연상은 <쓰리 빌보드>에서 경찰관 역으로 출연한 샘 록웰이, 여우조연상은 <아이, 토냐>에서 냉정한 어머니를 연기한 엘리슨 제니가 수상했다.
또한 각본상은 <겟 아웃>의 조던 필레>, 촬영상은 <블레이드 러너 2049>의 로저 디킨스가 수상했으며 장편애니메이션상은 <코코>, 외국어영화상은 칠레 영화 <판타스틱 우먼>, 주제가상은 <코코>의 'Remember Me'가 수상했다.
이밖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는 편집상과 음향상, 음향편집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큰 이변 없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결과가 나왔지만 최근 불고 있는 '미투 운동'에 연대하는 영화인들의 목소리와 흑인 최초의 각본상 수상 등 인종의 벽을 깨는 모습을 보여주며 변화를 보여줬다.
특히 올해는 <레이디 버드>의 그레타 거윅 감독이 90년 역사에 다섯 번째로 아카데미 감독상에 노미네이트된 여성 감독에 오르는 등 여성 영화인들의 활약이 크게 두드러진 점이 주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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