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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고독과,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허무함 … 늘 가면을 쓰고 있어야 하는 우리
등록날짜 [ 2018년07월31일 11시54분 ]


【세상이야기 = 문  우 기자】 오늘, 예술이 죽었을까?


연극 <예술이 죽었다>는 언뜻 보면 예술가의 고독에 대한 이야기로 보여진다.


하지만 작품은 젊은 예술가의 죽음을 통하여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고독과,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허무함 등을 섬세하고 그려내고 있다. 나아가 본질은 보지 못 하고 기성의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모든 가치를 재단하는 경향에 대해 비판적 관점을 제시한다.


줄거리를 살펴보면 27살의 ‘선’은 촉망 받는 신인작가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언급까지 되었지만, 이후 이렇다 할 작품을 써내지 못하고 있다. 몇 달째 밀려 있는 월세, 수북이 쌓여만 가는 고지서를 애써 모른 척하고, 오늘도 그녀는 조그마한 단칸방에서 글과 씨름을 하고 있다.


집주인 아저씨는 그런 그녀를 한심하게 생각하고, 아주머니는 늘 친절하지만 어딘지 불편하다. 친한 언니는 그녀의 생계를 위해 야설 작가 일을 소개시켜주고, 전 애인은 술에 취해 그녀에게 ‘넌 특별한 작가’라며 예술을 하라고 울부짖는다.


하지만 그녀가 며칠 째 제대로 된 식사를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가 ‘잘 알지도 못 하면서’ 각자만의 관점으로 조언을 해댄다. 예술이 주는 고독, 예술과 현실 사이의 괴리, 관계에서 오는 이질감에서 비롯된 수치심과 치욕스러움은 점점 그녀를 짓누른다. 하지만 ‘선’은 아무 걱정 없는 사람처럼 시종일관 웃기만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늘 웃기만 하는 ‘선’은 사회에서 늘 가면을 쓰고 있어야 하는 우리와, 무너지지 않으려 나 자신까지 속일 수 밖에 없는 우리와 너무나도 닮아 있으며, 그녀를 위한답시고 너무나도 쉽게 조언과 충고를 쏟아내는 주변 인물들 또한 어딘지 기시감이 든다.


관객들은 작품을 보며 무엇이 우리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지 깊이 공감하게 된다.


이번 작품은 ‘응답하라 1988’에서 ‘선우 엄마’로 분하여 사랑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던 김선영 배우가 제작자로 나섰으며, 연출은 영화감독이자 그녀의 남편인 이승원 연출이 맡았다. 이승원 연출은 지난 2004년 영화 <모순>으로 데뷔하여, <소통과 거짓말>, <해피뻐스데이>로 국내외 굵직한 상을 휩쓸며 관객과 평단의 시선을 모은 바 있다.


이들 부부는 2014년부터 ‘극단 나베’를 창단하여,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연극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번 작품 또한 그들의 애정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작품이다.


극단 나베의 연극 <예술이 죽었다>는 다름달 14일부터 19일까지 대학로 혜화동 1번지 무대에 오른다.

 

 

 

 

 

 

 

 



 

 

<양평뉴스, 저작권자 ⓒ 세상이야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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