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서울특별시청)
대전환의 시간입니다. 2019년을 보내고, 2020년을 맞습니다. 여전히 우리 경제와 민생은 녹록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경제는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 성장은 한계를 맞이했습니다. 제조업의 경쟁력은 날이 갈수록 저하되고, 자영업은 벼랑 끝에 놓여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됩니다. 경제와 민생을 살릴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20년간 우리 경제는 늘 위기였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4천불, 국가경쟁력 세계 13위가 되는 동안에도 시민의 삶은 어려웠습니다. 왜일까요?
임금은 쥐꼬리만큼 오르지만,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랐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문제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함께 이룬 경제성장의 혜택이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민생의 근본 원인은 바로 경제적 불평등과 부의 양극화에 있습니다.
위기의 본질은 불평등입니다. 불평등엔 이자가 붙습니다. 출발부터 가난하게 자란 소년은 가난한 청년이 되고 가난한 중년이 되고, 더 가난한 노년이 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불평등과 불공정의 임계점에 와있습니다. 당장 양극화와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근본 원인부터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 더는 희망이 없습니다.
여러분의 ‘출발선’은 공정합니까? 흔히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합니다. 마라톤이 공정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 출발선이 같기 때문입니다.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대전환은 ‘공정한 출발선’에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서울시가 시작합니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재원을 활용해 시민의 ‘공정한 출발선’을 만드는데 역할을 다하기로 결단했습니다.
청년들에게 ‘공정한 출발선’을 보장하겠습니다.
청년수당 대상자를 10만 명으로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또한, ‘지옥고(지하방, 옥탑방, 고시원)’로 밀려나고 월세고에 시달리는 청년 4만5천명에게 월 20만원씩 10개월간 월세를 지원하겠습니다.
신혼부부의 출발선, 집을 지원하겠습니다.
2020년, 서울은 신혼부부 주거 지원을 대폭 확대합니다. 부부 합산소득 1억 원 미만, 자가로 집을 구입할 여력이 있는 분들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신혼부부를 지원합니다.
부동산 국민공유제, 서울부터 실천하겠습니다.
이제 ‘땅이 아니라 땀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부동산 불패 신화는 끝나야 합니다. 저는 부동산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철저하게 환수해 미래세대와 국민 전체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만드는 ‘국민공유제’의 도입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서울시가 먼저 가칭 부동산공유기금을 만들어 실천하겠습니다. 환수된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통해 공공의 부동산 소유를 늘리고, 토지나 건물이 필요한 기업과 개인에게 저렴하게 공급하겠습니다. 동시에 이 기금으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함으로써 시민의 주거권을 실현하고,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나갈 것입니다.
부동산 공시제도의 개혁도 이뤄야 합니다. ‘부동산가격공시지원센터’를 만들어 부동산 공시가격이 시세에 접근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실질적 권한을 가진 중앙정부와 자치구의 공시가격 산정업무에 필요한 사항을 적극 협력하고 지원하겠습니다.
‘따뜻한 출발선’, 완전한 돌봄이 시작됩니다.
2020년 서울의 사회복지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12조원대를 돌파했습니다.
복지는 결코 공짜나 낭비가 아닙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투자입니다.
그래서 서울시가 결단했습니다. 임신부터 출산, 보육, 돌봄에 이르기까지 서울은 사상 최대의 투자를 결심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의 불행한 운명이 서울에서만큼은 되풀이되지 않도록 만들겠습니다. 여성이 이제 아이와 가족의 돌봄으로부터 해방돼 자신의 경력을 개발하고 운명을 개척하도록 보장할 것입니다.
‘미래먹거리’의 출발선, 서울이 만듭니다.
지난 1년, 서울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혁신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혁신 창업의 주요 거점지에는 약 2만 4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기업 공간이 추가로 확충됐고 혁신 창업기업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제품을 상용화 할 수 있는 공동시설들이 생겨났습니다.
올해에도 서울은 미래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혁신산업 클러스터의 활성화에 힘을 쏟을 것입니다. 재능을 가진 청년 누구라도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도시, 낙수효과가 아니라 분수효과를 거두는 포용의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분열과 갈등, 대립으로 혼란에 빠져있습니다. 무조건적인 반대와 혐오, 증오의 정치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없습니다. 정치권도 힘을 합쳐 불공정과 불평등이 만연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주십시오.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서울시 가족 여러분, 언제나 그랬듯 저의 답은 ‘시민’입니다. 저 박원순에겐 천만 시민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에겐 든든한 서울시 공무원 가족 여러분이 있습니다. 지난 8년 여러분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서울은 최고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시민의 삶을 바꾼 10년 혁명”의 완성을 위해 첫 마음 그대로 나아가겠습니다. 그 10년 혁명이 대한민국의 표준이 될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그 길을 힘차게 걸어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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