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 임동현 기자】 매년 여름, 영화관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고전•예술영화까지 양질의 영화를 상영하는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올해도 여름 영화 축제인 ‘2020 시네바캉스 서울’ 를 개최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바캉스를 떠나기 어려운 관객들을 위해 ‘여름’과 어울리는 작품들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탄생 백주년을 맞은 프랑스 누벨 바그 영화감독 에릭 로메르와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감독 중 하나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페데리코 펠리니 대표작, <장고>를 포함한 이탈리아 스파게티 웨스턴의 총잡이들, 러시아 문학의 비옥한 토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러시아 영화들, 그리고 빔 벤더스의 로드무비까지 모두 32편의 다채로운 작품들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녹색 광선>, <해변의 폴린>, <레네트와 미라벨의 네 가지 모험> 등 ‘시네필의 바캉스’ 섹션에서 상영하는 에릭 로메르의 작품은 평범한 일상 속의 예외적 감각으로 가득 채워진 아름다운 작품들로 유명하다. 시네마테크 아카이브 작품을 포함해 ‘여름’의 이미지들로 가득한 에릭 로메르 대표작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주한이탈리아문화원과 함께 준비한 ‘펠리니의 축제’ 섹션에서는 탄생 백주년을 맞은 페데리코 펠리니의 작품 다섯 편을 준비했다. 삶의 여러 단면을 활기찬 목소리로, 때로는 슬픈 표정으로 노래한 ‘영화의 마법사’ 펠리니는 영화사의 가장 중요한 이름 중 하나로 꼽히는 감독이다. 펠리니의 대표작인 <8과 2분의 1>을 포함해 비교적 덜 알려진 후기작 <오케스트라 리허설>, <인터뷰> 등과 같은 작품까지, 개성 가득한 영화들을 준비했다.
여름의 무더위를 잊을 수 있는 특별 섹션으로는 ‘혁명을 위한 총탄’이 준비되어 있다.
‘장고’, ‘링고’ 등 스파게티 웨스턴의 악명 높은 총잡이들을 만날 수 있는 해당 섹션에서는 악당을 향해 단호하게 총을 꺼내드는 주인공의 거침없는 행위가 어떻게 지배 이데올로기와 핏빛 불화를 일으키는지 확인할 수 있다. ‘스파게티 웨스턴’은 기존의 정형화된 미국 서부 영화의 틀을 깬 1960년대~1970년대 이탈리아산 서부영화를 말한다.
또한 지난 7월 세상을 떠난 영화 음악의 대가 엔니오 모리코네가 참여한 세 편의 작품도 함께 추모 상영한다. 스파게티 웨스턴 사운드의 창시자이기도 한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과 함께 세르지오 레오네의 대표작 <옛날 옛적 서부에서>는 35mm필름을 통해 관객을 맞이한다. 서정적인 음악으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해준 엔니오 모리코네의 아름다운 세계를 느껴볼 수 있는 섹션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연구소와 준비한 ‘시적 영화’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러시아 문학의 비옥한 토양과 함께 자란 러시아 영화사의 고전 걸작 및 동시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이 섹션에서는 알렉산드르 소쿠로프의 <속삭이는 페이지>, 세르게이 파라자노프의 <석류의 빛깔> 등 네 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각 영화 상영 후에는 영화에 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듣는 강좌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그 외에 로드무비의 대가 빔 벤더스의 대표작 두 편을 상영하는 특별 상영도 마련하였으며, 올해로 20회를 맞은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네마프)’이 마련한 ‘트린 T 민하 특별전’도 진행된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사람들이 영화의 불확실한 미래와 극장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 어떤 것도 섣불리 단정 지을 수 없는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2020 시네바캉스 서울’ 영화제는 눈부신 ‘여름’을 떠올릴 수 있는 작품들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2020 시네바캉스 서울’는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7월 29일부터 8월 20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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