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고 윤상원 열사를 최후 모습이다. 계엄군이 내려다보고 있다. (사진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
【세상이야기 = 김한솔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추진단)이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전남도청을 진압한 직후 가장 먼저 전남도청에 들어간 외신 기자 노먼 소프(Norman Knute Thorpe)의 5.18 관련 사진 등을 최초로 공개했다.
추진단은 5.18민주화운동 41주기를 앞둔 6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2층 별관에서 ‘노먼 소프(Norman Knute Thorpe) 기증자료 특별전’ 설명회를 열면서 사진들을 공개했다.
계엄군은 27일 0시 1분 상무충정작전을 시작해 오전 5시 10분 도청을 완전 진압했다. 상무충정작전은 당시 도청에서 계엄군과 대치하고 있던 시민군을 소탕하는 작전으로 이날 오전 7시 20분 3공수여단이 20사단에 도청을 인계했고, 오전 7시 30분 계엄군은 도청 내부를 외신기자에게만 촬영을 허용했다.
이 때문에 5.18 당시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지부 기자 노먼 소프는 옛 전남도청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5·18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 열사는 차마 한쪽 눈을 감지 못했고, 그의 몸에서는 섬광탄으로 추정되는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광주상고 1학년 문재학 열사와 광주상고 1학년 안종필 열사는 나란히 전남도경찰국 2층 복도에서 쓰러져 있다.
▲ 옛 전남도청 경찰국에서 계엄군들이 진압작전 도중 사살한 교련복을 입은 당시 광주상고 1학년 안종필 열사와 문재학 열사를 탁구대로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
도청 회의실 2층 강당 무대 뒤 철제 의자 사이에 쓰러진 조선대 3학년 김동수 열사도 보인다.
전남대 2학년생이었던 이정연, 재수생이었던 홍순권, 표구점 점원이었던 박진홍 열사는 버려진 의자가 나뒹구는 도경찰국 민원실 계단 아래에서 쓰러져 있다.
80년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광주・전남 일대를 취재했던 노먼 소프가 267장을 기증하면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의 집권 야욕에 맞서 끝까지 싸웠던 시민군의 마지막 모습이 담은 사진이 41년 만에 공개된 것이다.
267장 사진속에는 5월 23일 옛 전남도청 안팎의 모습과 24일 목포역 광장 시위, 26일 광주 농성동 '죽음의 행진'과 민주수호 범시민궐기대회 시가행진, 27일 계엄군에 진압된 도청 내부 모습이 담겼다.
추진단은 “노먼 소프가 기록한 도청의 촬영 시간이 오전 7시 30분부터 표기됐다”고 설명하면서 “5.18 사망자 검시 보고서를 대조하고, 유가족 진술을 청취해 사진 속 열사들의 신원을 특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진은 항쟁 당시 내부 상황을 복원하는 사료로 활용될 예정이고, 탄흔 등 건물에 남긴 흔적과 함께 열사들이 숨을 거둔 자리에도 표식을 남겨 역사성을 보전할 계획이다.
사진을 기증한 노먼 소프는 “5.18은 대한민국 민주화를 향한 길고 긴 투쟁의 일부분”이라며 “앞세대가 자유 선거를 확립하고 민주주의를 꽃피우려고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지 젊은 세대가 배우고 진심으로 감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사진전은 오는 7월 31일까지 옛 전남도청 별관 2층에서 열린다.
▲ 1980년 5월 27일 오전 8시 42분 전남도청 앞에서 계엄군들이 청년들을 붙잡아 연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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