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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자유민주주의인가? [칼럼/사설]
2013-11-23 11:24:07 편집부 기자
많은 이들이 진작부터 우려하던 ‘제2의 유신시대’가 진짜로 도래하고 말았다. 그것도 아주 그로테스크한 모습으로. 느닷없이 서울이 평양이 된 모양이다. 동네 구멍가게에 하루종일 켜져 있는 텔레비전에서는 물론 절이고 교회고 할 것 없이 ‘위대한 수령’ 박정희 대통령의 ‘대를 이어 충성하자’는 찬가가 이 땅을 덮는가 하면, 경제성장만 이루었다면 식민지배도 독재도 아름답다는 ‘유일사상’이 어린 학생들이 배우는 역...
호칭과 민주주의 [칼럼/사설]
2013-11-20 17:29:11 편집부 기자
통진당 대표가 집회에서 대통령을 ‘박근혜 씨’라고 호칭했다고 여당 원내대변인이 ‘석고대죄’하라는 논평을 낸 이후, 막말 파문이 한창 번졌다. 21세기 대명천지에 왕조의 석고대죄라니,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이다. 야당 인사들이 ‘너희도 예전에 막말하지 않았느냐’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도 거북한데, NLL회의록 소동에 대한 민주당의 논평에서 그예 ‘석고대죄’란 문자까지 또 튀어나온 건 해도 너무했다.이러니 여(與...
국가폭력에 두번 죽는 사람들 [칼럼/사설]
2013-11-13 17:36:09 편집부 기자
지난 7월 3일부터 지금까지, 1975년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으로 실형을 받은 전창일 등 16인과 직계가족 중 이미 고인이 된 7인을 제외한 가족 80명은 공포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공포를 안긴 곳은 다름 아닌 39년 전 이 사건을 조작한 중앙정보부의 후신인 국가정보원이다.2007년 1월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인혁당재건위사건 사형수 8인에게 무죄판결을 내렸을 때만 해도 과거의 악몽은 가시는 듯했다. 이어 진행된 관련자(실형을 받고 1...
배심원 만장일치 평결은 존중되어야 한다... [칼럼/사설]
2013-11-09 11:00:39 편집부 기자
셔츠를 입으면 옷깃이 유독 더러워진다. 입 밖으로 나가려는 더러운 말을 목이 진땀 흘리며 막아내기 때문이다. 안도현 시인에 대한 검찰의 기소 이후 그와 동행해 검찰과 법원 한 귀퉁이를 다녀올 때마다 내 와이셔츠 옷깃은 유독 심하게 더러워져 있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더러워져도 그만이었을 입 대신 와이셔츠 옷깃한테만 더러워지라고 한 것 같아 진땀 흘린 목에게 미안해지곤 했다. 앞으로는 더럽게 궁금해도 참아요. 바보 같은 안도현 시인에게, 왜 그리 극빈한 ...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의혹, 특검으로 해결해야... [칼럼/사설]
2013-10-30 17:21:36 편집부 기자
영화에 나오는 국가정보기관의 직원들은 세계 각국과의 정보망을 통해 북한의 불법무기 거래를 알아내고 북한의 신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총을 쏘고 몸을 날리며 사투를 벌이기도 한다. 체력과 지력을 겸비하고 정보기술은 물론 무기 사용에도 능숙한 사람들, 아무도 모르게 비밀스런 업무를 수행하면서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범죄에 대처하는 요원들의 모습은 대단히 근사하다.그러나 현실로 돌아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물론 비슷한 점도 있다. 한국의 국가정보...
최근 세계경제 환경변화가 주는 시사점... [칼럼/사설]
2013-10-23 17:48:33 편집부 기자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08년 세계경제는 1929년 대공황에 버금가는 충격을 받은 후 2010년 초 일시 회복조짐을 보이다가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다시 혼란 속에 빠져들었다. 이에 따라 2012년까지는 유로존 붕괴, 중국경제의 급격한 후퇴, 미국경제의 재침체가 세계경제의 핵심 위험요인이었다.미국의 루비니(Nouriel Roubini) 교수는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세계를 강타할 것”이라...
‘한중 인문유대’ 관견 [칼럼/사설]
2013-09-28 11:11:52 편집부 기자
예서제서 '인문유대' 이야기가 들린다. 한·중이 공유하는 문화자산을 기반으로 한 민간교류를 심화함으로써, 수교 20주년(2012)을 즈음하여 오히려 경색된 한중관계를 타개할 열쇳말로 떠오른 인문유대는 외손뼉이 아니라는 점이 우선 주목된다.전문한 바에 의하면 한국에서 먼저 제안하고 중국이 화답하는 과정을 거쳤다는데, 애초에는 ‘인문동맹'이었다는 것이다. ‘한중 인문동맹'? 이는 사실 과하다. 인간 또는 사회의 지극한 밝음을 지향하는 인문의...
무상보육, 책임공방이 아닌 국가 책임 강화로... [칼럼/사설]
2013-09-25 16:08:11 편집부 기자
2012년 대선이 특별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국가복지에 대한 정당 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복지정치 경쟁은 시장만능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낙수효과에 대해 유권자들의 불신이 팽배한 데서 촉발되었다. 더이상 경제성장과 시장을 통한 부의 분배라는 선거 패러다임의 유효기간이 연장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복지에 대해 매우 수동적이었던 보수정치세력은 그들의 정치패러다임에 전면적인 변화를 시도했다.그 결과 새누리당의 복지공약은 민...
‘이석기 사태’와 분단체제 극복을 위한 또다른... [칼럼/사설]
2013-09-14 10:03:24 편집부 기자
지난달 28일 국정원이 이석기 의원을 압수수색하고 세명의 통합진보당 간부를 체포하며 시작된 이른바 ‘이석기 내란음모사건’에 대해, 보수신문과 방송은 기다렸다는 듯이 방대한 양의 보도를 쏟아냈다. 그리고 일단 격발된 커뮤니케이션 흐름은 인터넷과 SNS 그리고 일상적 대화를 휘저으며 증폭되어갔다.이 사건은 불법 선거개입 혐의와 개혁 압력으로부터 탈출하려는 국정원의 의도, 형법상 내란죄의 적용(그리고 국보법 적용)의 타당성 문제, 그리고 이른바...
유라시아 철도의 꿈? 철도민영화 계획부터 버려... [칼럼/사설]
2013-09-11 15:10:18 편집부 기자
“부산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철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꿨다.”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 발언이다. 이른바 유라시아 철도. 한반도를 종단하여 모스크바를 지나 런던을 잇는 꿈이다. 그러나 과연 이 꿈이 실현될 수 있을까. 정부의 철도민영화 방침 때문에 드는 회의이다.유라시아 철도 같은 국책사업은 막대한 재정투자가 필요하고 이를 실행할 강력한 철도조직의 뒷받침이 있을 때 성공할 수 ...